- 3년간 누적 순손실 546억, 구조조정·순환무급휴직 등 자구책 내놔
- 지난해 11월 570억 유상증자 불발
- CB 풋옵션 대응 상실 → CB 일부 상환으로 변경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상장사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영상인식 인공지능(AI) 업체 알체라가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며 주가가 급락했다. 감사보고서가 제출 후 익일인 28일 주가는 전일 대비 595원(12.93%) 떨어진 4005원에 마감했다. 회사의 주가는 올해 초(1월 2일 종가 8250원) 대비 51.5% 하락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체라는 감사인(삼화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았다. 당초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은 20일이었으나 27일 제출됐다. 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알체라가 갚아야 할 돈은 지난해 말 현금및현금성자산 171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회계사의 감사의견은 ‘적정’과 ‘비적정’으로 나뉜다. 비적정은 한정, 부정적, 의견거절로 세분화된다. 한정은 감사 범위가 제한되고 회계 기준 위반 사항이 일부 있는 단계다. 부적정은 기업이 회계 기준에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심각한 단계다. 의견거절은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이 존재해 의견 표명을 하지 않는 수준이다. 기업이 '한정'의 감사의견을 받았다면 앞으로도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체라 공시 갈무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그래픽=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알체라 공시 갈무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그래픽=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회사는 대표 급여 삭감 등이 담긴 자구책을 제출했다. 자구책에는 1분기 계약 확정액 34억 등 올해 연매출 목표를 154억원으로 기재했다. 연간 약 50억원의 비용 절감 계획도 내놨다. 1분기 1차 구조조정에 이어 2차 구조조정, 3분기부터 순환무급휴직도 예고했다. 

알체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16억원, 영업손실은 185억원, 순손실은 268억원을 기록했다. 2021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은 그대로인 반면 손실은 급증했다. 지난 3년간의 당기순손실을 살펴보면 2021년 137억원, 2022년 141억원, 2023년 26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누적 순손실은 546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손실이 쌓이며 재무유동성은 악화 됐다.  

알체라는 지난해 11월 5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회사가 유상증자를 철회하자 한국거래소는 불성실공시법인지정을 예고했다. 

지난해 유상증자 실패 여파는 전환사채(CB) 풋옵션 대응력을 상실케 했다. 결국 2021년 11월 발행한 2회차 CB(230억원) 조건은 일부만 상환하는 방식으로 지난 3월 수정했다. 2025년 1월 30일까지 풋옵션을 청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총 물량의 25%(57억5000만원)를 미리 상환한다는 내용이다. 

알체라는 2016년 6월 설립, AI 영상 인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020년 12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알체라는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의 창업자들이 세운 스타트업에서 출발했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얼굴 인식 기술을 공급하는 것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상장 과정에서 제시된 미래 실적은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실적은 전망과 달리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예상 매출과 수익성은 실현되지 않고, 오히려 적자 폭이 점점 커지며 투자자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웨이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