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국가 나담

몽골의 7월은 나담 축제의 계절이다. 2018년도 몽골 국가 나담은 711일부터 13일 사이에 울란바타르와 인근에서 열렸다. 이후에 우리의 도에 해당하는 아이막 나담을 개최하고, 이어서 군 격인 솜 나담이 열린다. 더르너고비 아이막 나담은 727일부터 28일 사이에 샤인샨드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다.
 
몽골 국가 나담을 보려고 울란바타르로 12일 올라갔다. 나담의 주요 행사는 징기스칸 광장 아래쪽에 있는 나담 센터 경기장에서 열린다. 몽골의 최고 축제인 만큼 구경하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축제장 주변의 모습은 우리의 축제와 별반 다름없다. 음식 파는 간이식당 들, 옷과 신변 잡화 등 특산물을 파는 가게 부쓰 들이 길을 다 차지하고 있다.
▲ © 강성욱
 
나담의 주요 경기는 말과 활, 씨름이다. 활쏘기 경기장에 갔더니 이미 경기가 끝났다. 참가자들이 기념 찰영하기 바쁘다. 씨름은 경기장 안에서 진행 중이다. 경기장은 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표 파는 곳이 없다. 안내 봉사하는 젊은이가 있길 래, 표를 구할 수 있느냐고 물어 봤다. 암표 밖에 없단다. 주변에 암표 파는 사람이 있으면 사란다. 얼마 정도 하냐고 물어봤더니 8만 투그릭은 받을 거라고 한다.
 
▲ © 강성욱
 
다음 날 울란바타르 외곽에 있는 나담 축제장에 갔다. ‘휘 덜러 호따그라는 지역에 나담 축제장이 차려져 있다. 울란바타르에서 45킬로 떨어진 곳이다. 휘는 탯줄 혈통 고을을 의미하고, 덜러는 일곱, 호따그는 샘이다. 그러니까 샘이 일곱 개 있는 고을이다. 예전에 꽤 큰 마을이 있었던 평원이다. 그러니까 여기가 세븐 스프링스다.
 
▲ © 강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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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방법은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은 낯설어서 관광 임대 차량을 이용하지만, 국가 축제이니만큼 시내버스가 다니고 있어서 익숙해지면 이용할 만 하다. 울란바타르 중심로를 관통하는 버스정거장에서 축제장을 가는 버스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울란바타르 호텔과 몽골교육대학교 사이 길에 있는 정거장에 축제장을 오가는 버스 정거장이 있다.
 
▲ © 강성욱
 
나담 소개하는 화면에 나오는 아이들이 안장도 걸치지 않은 말을 타고 경주하는 곳이 여기다. 이 경주를 투루 마그네(Түрүүмагнай)라고 한다. 말 오래 달리기 경주인데, 결승점에서 참가자들을 모아 20킬로 미터 정도 떨어진 출발점으로 이동한 다음 여기까지 달려오는 시합을 한다. 그러니까 참가한 말들은 초원에서 왕복 40여 킬로를 달리는 시합을 하는 것이다.
 
▲ © 강성욱
 
투루 마그네는 말의 연령별로 경주를 한다. 몽골에서 모든 말을 아도라고 한다. 수말 중에서 탈 수 있는 말을 모루라고 한다. 모루 중에서 2 살배기 망아지서부터 어른 모루까지 연령별로 경주를 하여 챔피언을 뽑는다. 가장 어린 두살배기 망아지는 다~(ДААГА), 세 살배기는 슈드롱(Шүдлэн), 세 살 이상 되어 교미가 가능해진 숫 종마를 아자라흐(азарга), 네 살짜리는 햐자랑(Хязаалан), 다섯 살 이상이 되어 어른이 되어 가는 모루는 소열롱(СОЁОЛОН), 그리고 어른 모루는 이흐 나스(их нас) 이다. 역시 몽골이 말의 나라인지라 말을 세분하여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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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사십여 킬로를 달리는 경주인만큼 체중이 작은 어린 아이들이 기수를 하고 있다. 대부분이 열 살도 되 보이지 않는다. 이 아이들은 말에 안장도 걸치지 않고,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린다. 안장을 한 말도 보인다. 아이들이 승마에 익숙해지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안장을 하지 않고 경주를 하는 것 같다.
 
▲ © 강성욱
 
결승점 관객석에서 멀리 산 넘어에서 경주마들의 먼지가 보인다. 산마루에 나타나고 나서 결승점까지 들어오는데 30분 정도 결린다. 초원에서 눈에 보이는 지점이 거의 10킬로가 넘는다는 것이다. 중간에 기수가 낙마하면, 말은 혼자서 결승점까지 달려온다. 구급차가 같이 오기 때문에 아이들이 낙마해도 바로 구조해서 데려온다. 뉴스에 이 경주에서 부상자가 나왔다는 기사는 나오지 않는다. 황량한 환경에 적응해서 사는 아이들이라 위기 대응 능력이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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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조로 모르'라는 말 빨리 걷기 경주가 열리고 있다. 말이 달릴 때는 앞 두발이나 뒤 두발이 동시에 떨어진다. 빨리 걷기는 두 발이 동시에 떨어지면 안 된다. 한발씩 떼서 걷는 것이라 오른쪽 두발이 떨어져 딛고, 다음에 왼쪽 두발이 가는 식으로 달린다. 인간의 경보에 해당한다. 이 경주도 인기가 있어서 관람자가 많다.
 
▲ © 강성욱
 
축제장 주변에 간이 식당들이 많이 있다. 여기서 파는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호쇼르다. 밀전병에 고기와 야채(주로 만진)을 넣어 튀긴 얇은 만두다. 몽골인들이 점심이나 간식으로 가장 애용하는 음식이다. 호쇼르가 보통 시내에서 800투그릭 하는데, 여기서는 천 투그릭이다. 축제 프리미엄이 있다. 여기서 먹는 호쇼르를 나담 호쇼르라고 한다. 일년에 한번 나담 호쇼르를 먹어보는 것이 몽골인들의 선망이다.
 
▲ © 강성욱
 
설치되어 있는 주차장은 꽤 넓고, 들어오는 차도 엄청나다. 수 킬로에 걸쳐 차들이 밀리고 있다. 나갈 일이 걱정되어 서둘러 나왔다. 숙소에 와서 TV를 보니, 해 저물고 나서 문화 공연이 한창이다. 빨리 나온 것이 매우 아쉽다. 다음에는 쉴 수 있는 장비와 방한복을 준비해서 축제를 제대로 즐겨야겠다. 축제장 멀리 둘레에 캠프들도 보인다. 나담 때 여기 와서 이삼일 즐겨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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