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에 따라선 한번쯤 따라해보고 싶은 ‘리갈하이’ 진구의 속사포 독설이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의 괴태변호사 고태림(진구)은 당한 일은 꼭 되갚아주고, 실력도 없이 들이대는 꼴은 보지 못하며, 잘난척은 하늘을 찌른다. 그리고 이런 캐릭터를 잘 드러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독설. “지루하고 뻔하지 않아 보이게 길고 빠른 대사 소화하려면,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 가지고 노는 것이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쉬는 시간도 반납하고 완벽하게 대사를 숙지했다”는 배우 진구의 엄청난 노력으로 인해 귀에 쏙쏙 박히는 전달력 역시 완벽 그 이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독설은 살면서 한번쯤 하고 싶은 말을 해보고 싶을 때, 그래서 한번쯤은 따라 해 보고 싶은 묘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에 상황별로 고태림의 독설을 정리해봤다. 직접 말로 내뱉진 못할지라도, 머릿속에서라도 떠올려 보면 시끄러운 속이 조금이라도 풀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 누군가 나를 괴롭힐 때.
 
자신을 습격한 괴한이 B&G로펌의 사주를 받았다는 증거를 찾아낸 뒤, 민주경(채정안) 변호사에게 “난 받은 거 천배 만배 아니 구억구천만 배로 갚아주는 사람”이라고 경고한 고태림. 이처럼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건엔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복수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만약 누군가가 나를 괴롭혀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그게 누구든 날 건드린 대가가 1300도 불에 달군 인두로 전신 마사지 받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지. 찾기만 해, 천만 배로 갚아줄 테니까”라는 또 다른 버전도 있다. 말로 나의 심경을 건드리는 사람에겐 “그 따위로 지껄여? 그 잘난 주둥이!! 초당 3574방짜리 자동 미싱으로 오버록 쳐서, 해운대 제트스키에 끌고 다녀 주지”란 말을 떠올려 보자.
 
#. 누군가 나에게 실력도 안 되면서 들이댈 때
 
고태림이 가장 참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실력도 따라주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들이대거나 탓을 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초보 변호사 서재인(서은수)이 정의를 따지며 변호사의 진짜 소명을 깨닫지 못할 때 주로 사용했다. 그래서 “너 같은 변호사야말로 등짝에 호랑이 문신하고 동네 목욕탕에서 폼잡다, 진짜 조폭 만나 53도 열탕에서 물고문 당하는 양아치 수준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다니. 한심하다 못해 지구 종말을 재촉하는군”이라는 굴욕을 선사했지만, 때로는 서재인에게 자극제가 돼 생각도 못한 증거를 찾게 하기도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을 땐,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 뼈 조각만 남은 티라노사우르스가 턱뼈 부딪히면서 박장대소할 소리 하고 있네”, “35만 년 전에 죽은 네안데르탈인이 땅속에서 벌떡 일어나 스카이 콩콩 하는 소리 하고 있네”라는 독설도 염두에 두자.
 
#. 누군가 약을 잔뜩 올려주고 싶을 때
 
‘리갈하이’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는 약을 올리는 고태림과 약에 바치는 리액션으로 맞대응하는 서재인의 티격태격 케미. 혹시 주변에 약을 잔뜩 올려주고 싶은 상대가 있을 땐, “차라리 바퀴벌레 5억3570마리가 우글거리는 수용소에서 빠삐용하고 친구 먹는 게 낫다고 울며불며 애원할 정도의 지옥 같은 생활이 시작될테니까”라거나 “내 머릿속에선 이미 4570가지의 이기는 방법이 떠올랐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주의에 퐁당 다이빙해 허우적대는 너한텐 절대 가르쳐 주지 않을 거야”라는 고태림의 독설을 상황에 맞게 변형시켜보거나 업그레이드해보면 어떨까.
 
‘리갈하이’ 매주 금, 토 밤 11시 JTBC 방송.
 
사진제공 = ‘리갈하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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